저는 돼지, 소, 오리같은 동물을 공장식 시설에서 키워 도축, 가공해서 정육으로 판매하는 회사의 직원입니다.
시골 골짜기에 귀농이라는 이름으로 들어와 살면서 목구멍에 풀이라도 칠하며 살려고 농사라는 걸 해 봤지만 제 입에는커녕 식구들 굶기기도 예사더군요.
그래, 여기저기 알아보니 살고 있는 동네 가까이 정육공장이 있어서 돈푼이나 벌려고 일하기 시작한 것이 일 년 남짓 되었습니다.
다행(?)이랄까 제 손에는 동물들의 피를 묻히지 않고 있지만 한 마리라도 더 잡아 많이 팔아 회사에 기여하고자 기획, 홍보, 마케팅 일을 하고 있습니다.
가축을 키우는 농장에 가보거나 살아 있는 동물을 실어나르는 차를 보노라면 마음이 무척 아픕니다. 꼭 내 손으로 소, 돼지를 잡아 죽이라는 명령을 내린 것같아 짠합니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는 말은 이 때를 두고 하는 말일까요?
비론 내 손에 칼을 쥐고 가축을 죽이고 살을 찢어 발기며 음식으로써 만드는 일은 직접 하고 있지는 않지만 파는 일을 하고 있어 가축을 죽이며 사는 일에는 한 발을 담고 있지요.
안타깝습니다.
나도 집에서는 나름 채식주의자라 자부하지만 하는 일이 이런 일인지라 채식주의자들 앞에서는 한없이 고개가 숙여 지네요.
반갑습니다.
앞으로 자주 인사하며 나 자신을 반성하고 이런 일이 주위를, 환경을, 지구를 죽이는 일이라는 사실을 널리 알라는 데 조금ㄹ=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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