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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와 채식, 우리시대 새로운 문화를 위하여/박석동
한채연 2007-05-03 20:22:09


-불교와 채식, 우리시대 새로운 문화를 위하여

박석동 (한국불교환경교육원 부장)

1. 들어가는 말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채식에 관해서 관심을 가지고 있다. 많은 채식동호회들이 여러 가지 활동들을 하고 있으며, 채식전문식당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옛날에는 먹을 것이 없어서 고생스러웠고, 북한을 비롯한 제3세계의 어린이들이 먹을 것이 없어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지금의 우리는 많이 먹어서 문제가 되고 있다.

비만을 비롯한 각종 성인병들이 어린이들에게까지도 생겨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살을 빼기 위해서, 그리고 몸무게를 감량하기 위해서 각종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안간힘을 쓰며 노력하고 있는 것은 참으로 대조적이다. 그것과 더불어 많은 사람을 유혹하는 의약제품과 프로그램들이 난무하는 것도 현실이다. 이러면서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이 채식이다.

채식에 관해서는 여러 가지 의견들이 많이 있을 줄로 안다. 여기에서는 불교라는 종교에서 나타나는 채식에 대한 계율을 중심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얼마전에 대구의 한 스님이 쓴 [저거는 맨날 고기묵고…]라는 책제목이 떠 오른다.

이 책은 베스트셀러로 서점가에 떠다니고 있다. 그렇다. '불교'라고 하면 제일 먼저 떠 오르는 생각중에 하나도 '스님들', '고기먹지 않는 스님들' 등이다.

사회활동을 많이 하면서 먹는 것에 대해서 별 거부감없이 지내는 불자인 나에게도 가끔 사람들이 '불자이면서 고기먹느냐?'고 동그란 눈으로 질문하는 경우가 종종있다. 현재 필자는 40여명이 함께 숙식을 하고, 사회활동과 수행생활을 함께 하고 있는 공동체생활을 하고 있다.

다른 것은 접어두고 먼저 먹는 것부터 이야기하면, 아침에는 불교의 전통공양법인 발우공양을 소심경을 외면서 한다. 그리고 점심때와 저녁때에는 발우공양과는 다르지만 그 내용은 비슷한 접시공양을 한다. 식사 후에는 김치조각을 남겨서 숭늉과 함께 깨끗이 닦아 먹으면서 음식물을 남기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음식물에는 생선을 비롯한 고기류는 절대들어가지 않게 요리한다. 그리고 다섯가지 냄새 나쁜 채소라고 말하는 마늘, 부추, 파, 달래, 흥거, 이 다섯가지 신채를 일체 음식에 넣어 먹지 않고 있다.

우리가 함께 살면서 경전에 근거하여 생활규칙을 만들었다. 어느날, 신도님이 절에 찾아와서는 만두를 보시했다. 물론 만두속에는 고기가 잘게 들어간 고기만두였다. 스님이 아닌 우리 일반 실무자들에게는 괜찮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의 생활공간에는 고기가 들어간 음식을 들이지 않고, 먹지 않기로 한 우리내부의 생활규칙이 있기 때문에 돌려보냈던 적이 있다.

왜 절에서는 고기를 먹지 않고, 오신채를 먹지 않는지를 경전에 나타난 여러 가지 근거로서 살펴보도록 하겠다.

2. 불교의 여러 계율중 가장 널리 알려진 오계 가운데 첫 번째 계율이 불살생계율이다. 단순한 우리의 상식만으로 '불교신자는 고기를 먹지 않는다더라'라는 이야기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고기를 먹지 않고 채식하는 것이 우리나라의 불교에만 나타나는 문화적 현상인지, 계율에 근거한 부처님 당시의 생활인가를 경전을 통해 살펴보았다.

계율의 시작 먼저, 여러 가지 방대한 경전들 중에서 '계율'이 왜, 언제부터 생겨났는지는 우리말 팔만대장경과 불교성전 등에서 상세하게 나타나고 있다. 어느때 부처님은 500여명의 비구들과 함께 비란야마을에서 여름철 석달 동안의 안거(安居)를 지내기로 하였다. 그 해에 큰 흉년으로 부처님을 비롯한 비구들은 공양을 받을 수 없게 되고, 많은 백성들이 굶어 죽는 형편이었다.

그때에 목갈라나 존자는 부처님께 "신족통으로 멀리가면 풍부한 식량이 있으므로 날아가서 음식을 공양받고, 신족통이 없는 비구들은 제가 신통력을 써서 데리고 가겠습니다." 그러자 부처님은 "그런 말 말라. 지금 너희로서는 그럴 수 있지만 다음 세상의 비구들은 보아서도 하지 않아야 될 일이다.

비구는 꼭 생각하여야 할 일과 마땅히 생각하지 않아야 할 일, 그리고 꼭 하여야 할 일과 마땅히 하지 말아야 할 일이 있는 것이다. 생각하여야 하고 행하여야 할 일을 하면, 올바른 불법(佛法)이 이 세상에서 오래 가게 될 것이요, 생각하지 않아야 할 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하면, 올바른 불법은 이 세상에 오래 머물 수 없는 것이다."하고 목갈라나 존자의 청을 거절하였다. 바로 이때에 사리불존자는 불법의 오래감과 그렇지 못함에 대해 궁금해 하며 부처님께 여쭈어 보았다.

부처님께서는 "사리불이여, 바른 법이 오래 가게 한 부처님은 반드시 계율을 제정(制定)하여 모든 제자들로 하여금 실천하도록 가르쳤고, 제자들은 계율을 받아 지님으로써, 바른 법을 닦아 익히는 데에 게으른 싫증이 나지 못하도록 하였던 것이며, 계율을 제정하지 않은 경우에는 부처님이 돌아가신 후에 갖가지 사람들이 출가하여 갖가지 마음을 부리니 부처님의 바른법은 쉽게 없어지게 되는 것이다" 부처님이 바이샬리에 계실 때 또 흉년이 들어서 세상이 모두 곤란을 당하였다. 이 때 수제나비구는 자신의 고향으로 가서 공양받기를 청하여 많은 비구들과 함께 카란다로 갔다.

어머니는 아들을 비롯한 비구들에게 공양을 올렸으며 아들 수제나비구에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집에 남자가 없으니 집의 모든 재산이 관청에 몰수당할 위기에 처했는데 환속하도록 하여라"라고 부탁했지만 거절했고, 이후에는 "정 그렇다면, 집에 가서 사는 건 그만두고, 오늘 네 아내와 함께 자식이나 하나 두어다오."하고 애원했다.

수제나비구는 여기서 "어머니, 그것쯤은 어렵지 않습니다"하고 승낙했다. 이후에 수제나비구가 우울해 하는 것을 이상히 여겨 비구들과 이야기하다가 부처님께 여쭙게 된다. 이때에 부처님은 꾸짖으며 계율을 제정 선포하게 된다. 부처님의 교단이 생긴지 다섯 해만의 일이다. 이 때부터 때와 곳에 따라, 모든 비구들의 잘못을 보실 적마다 분별하여 말씀하시기 시작했다.

생명을 끊어서 얻은 고기를 먹지 말 것을 경계하여 불살생계율이 만들어졌으며 이는 또한 무수한 경전에 표현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살생하지 말라 수능엄경에 나온 불살생계율에 대한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아난다여, 또 이 세계에서 중생들이 누구나 산 것을 죽일 마음이 없다면, 생사를 해탈할 수 있을 것이다. 네가 수도하는 목적은 본래 번뇌를 벗어나려 하는 것인데, 죽일 마음을 끊지 아니하면, 절대로 번뇌를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설사 기상이 풀륭하여 선정이나 지혜가 생겼다 하더라도, 죽일 마음을 끊지 아니하면, 반드시 귀도(鬼道)에 떨어지게 된다. 여래가 니르바나에 든 뒤에, 중생의 고기 먹는 사람을 어떻게 불제자라 하겠는가? 이 고기 먹는 사람들은 설사 마음이 열리어 '삼매'를 얻은 듯 하더라도, 실로는 모두 흉악한 '나찰'들인 것이다. 과보가 끝나면 반드시 생사의 고통 바다에 빠져서, 서로 죽이고 서로 잡아 먹기를 그치지 아니할 것이니, 이런 사람이 어떻게 삼계(三界)를 뛰어나겠는가?"

고기를 먹지말라 : 식육계(食肉戒) ≪범망경≫ 보살계는 십중대계(十重大戒)와 48경계(輕戒)의 경중양계(輕重兩戒)로 구성되어 있다.

10중대계는 바라이라고 하여 범하면 곧 교단으로부터 축출되는 무거운 계인 데 비해, 이 48경계는 허물이 가벼우므로 참회하면 곧 용서를 받을 수 있는 계율이다. 그러나 이 경계의 죄가 비록 가볍다고는 하지만, 그것은 중계에 비해서 그렇다는 뜻이요 교단으로부터 축출되지 않는다는 뜻일 뿐, 경계라고 하여 결코 소홀히 해도 좋다는 뜻은 아니다.

10중대계의 첫 번째 제 1중계가 살계(殺戒)에 관한 것으로 살생하지 말라이다. 48경계의 제3경계가 '고기를 먹지말라 : 식육계(食肉戒)'이며, 제10경계가 '중생을 죽이는 기구를 마련해 두지 말라 : 축살중생구계(畜殺衆生具戒)'에 대한 내용이다.

여기서는 48경계의 제3경계인 '고기를 먹지말라'라고 하는 식육계에 대한 내용을 살펴보겠다. "고기를 먹지 말라. 어떤 중생의 고기라도 먹지 말지니 만약 고기를 먹으면 대자비의 불성종자가 끊어져서 일체 중생들이 보고는 도망을 가느니라.

그러므로 모든 보살은 일체 중생의 고기를 먹지 말아야 하느니라."

3. 생명존중사상과 연기법

세상사의 근원적인 문제는 먹는 문제이다. 먹기 위해서 사는가 아니면 살기 위해서 먹는가 에 대한 많은 논의가 있지만, 먹는 행위는 인간에게 생존을 위해 대단히 중요한 일상사임에 는 틀림없다. 일용행사가 도(道)라는 말이 있다. 먹고 싸는 행위를 여여히 한다는 것이 그만 큼 중요하다는 말이다.

그래서 발우공양에서는 소심경(小心經)을 외우고, 똥을 눌 때는 입측오주(入厠五呪)를 염한다. 일용행사를 단순히 보지 않은 것이며 일상생활에 깨달음의 모든 내용을 담았던 것이다. 그리고 사람은 먹는 것을 통해 자연과 교감한다. 먹고 있는 음식물이 나의 몸을 만들어 주고 있기 때문에 무엇을 먹는가 하는 것은 내 몸의 성분과 체질을 결정하고, 또한 어떻게 먹는가 하는 것은 개인의 정서와 성격을 결정한다.

먹는 것은 이토록 중요하며 올바른 가치의 모든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고, 이것이 없으면 저것도 없다"는 존재의 상호연관성과 "네가 죽으면 나도 죽고 네가 살면 나도 산다. 네가 불행하면 나도 불행하고, 네가 행복하면 나도 행복하다"는 연기적 세계관에서 알수 있듯이 불교에서는 살아있는 모든 생명을 비롯한 무수한 생명없는 무정물에게 까지도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아직도 산사에 가면 뜨거운 물을 함부로 버리지 않는다. 길을 갈 때에도 지팡이로 땅을 툭툭 치면서 다닌 것도 작은 미생물들이 미처 피하지 못하고 밟힐까봐 걱정하는 모습이다. 이러한 생활의 모습들 속에서 생명존중사상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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