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종주후 6㎏ 빠져 쉴 틈 없어 요즘 기력 달려… 난 굉장히 소심한 A형, 약속 늦으면 종종 퀵서비스 오토바이 타＂

박원순 후보는 12일 인터뷰 장소에 20분 늦게 도착했다. 앞의 일정이 늦어졌기 때문이다. 박 후보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허리를 굽혀가며 "늦어서 죄송하다"고 연신 사과를 했다. 50일간 백두대간 종주를 하며 6kg이 빠졌다는 박 후보는 "산행을 마치고 회복기가 필요했는데 바로 선거에 뛰어들어 요즘 기력이 좀 달린다"고도 했다.

미리 기다리고 있던 우상호 선대위 대변인과 박선숙 민주당 의원, 조병래 공보팀장은 "후보 점심식사 시간이 없어진다"며 실무자들에게 주의를 줬다. 평소 5000원짜리 백반을 가장 좋아한다는 박 후보는 이동 중인 차 안에서 빵과 음료수로 점심식사를 해결했다.

박 후보가 타는 카니발 승합차에는 5명의 수행팀이 동행하는데, 박 후보는 이동 중에도 선거 캠프와 연락하고 아이패드로 자료를 검색한다고 한다. 책 수집광답게 차 안에도 각종 책과 자료가 한가득이었다. 이날 입은 감색 정장과 푸른색 넥타이는 아침에 부인과 함께 골랐다고 한다.

박 후보는 "내가 혈액형이 A형이라 굉장히 소심하다. 그래서 방송도 잘 못한다"며 "잘 좀 부탁드린다"고 했다. 그는 인터뷰가 모두 끝난 뒤에도 "제가 그렇게 생각한 것만큼 안 좋은 사람은 아니죠?"라고 조크를 했다. 평소 채식을 즐긴다는 박 후보는 "특이한 음식도 잘 못 먹는다"며 "보신탕집도 가기는 가는데 썩 내켜 하지는 않고 장어 같은 것도 좀…"이라고 했다.

호적상으로는 1956년생이지만 실제로는 55년생이라고 했다. 박 후보는 "부모님이 1년 늦게 호적에 올렸는데 시골에서는 흔했던 일"이라고 했다. 술은 거의 못하는 편이다. 1년 만에 검사직을 그만둔 박 후보는 "검사 하기 힘들었던 게 그 당시만 해도 (검사들이) 술을 너무 많이 먹어 못 견뎠다"고 했다. 등산을 좋아하고 걷는 것을 좋아해 차에도 항상 운동화를 싣고 다닌다고 했다.

박 후보는 "자동차 2대가 있지만 모두 집사람이 사업상 쓰는 거고 나는 늘 걸어다닌다"며 "지하철에서 내가 졸고 있는 모습을 본 사람들도 많을 것"이라고 했다. 대신 그는 약속 시간을 맞추기 위해 퀵 서비스를 불러 오토바이 뒷좌석에 탄 채 강남의 약속장소까지 간 적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

방배동 아파트는 거의 도서관 수준이다. 미국과 영국에서 1년씩 유학할 때 가지고 들어온 2만여권의 책은 집을 가득 채우고도 모자라 외부 창고에도 일부 보관하고 있다.

40여권의 책을 직접 쓰기도 한 박 후보는 "대부분 초판 인쇄에 머문 책들이 많아 인세는 많지 않다"며 "대신 최근 출간한 '세상을 바꾸는 천개의 직업'은 잘 팔리는 것 같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