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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이야기/'육식, 건강을 망치고 세상을 망친다'中
한채연 2006-10-30 23:05:23


(한 때 세계 최대의 아이스크림 회사인 베스킨 라빈스의 상속자였으나 이를 포기하고 육식을 반대하는 운동에 앞장서고 있는 '존 로빈스'의 저서인 <육식, 건강을 망치고, 세상을 망친다.>의 내용을 부분 발췌 정리한 것입니다.)

닭에게 배터리(battery)라는 닭 공장이 있듯이 돼지에겐 '베이컨 창고'로 불리는 양돈시스템이 존재한다. 돼지가 감정이 있는 생물이라는 점을 망각하도록 만들어진 완전 자동화된 이 시스템의 전형은 500마리의 돼지를 한 마리씩 철장우리에 넣도록 되어 있는데 한 구획이 차지하는 공간은 겨우 0.2평에 불과하다.

길다랗게 늘어선 돼지의 열 앞에 또 돼지의 열이 있고 그 옆에 또 돼지의 열이 있는 모습을 보게 되는데 돼지들은 마치 주차장 안의 차들처럼 그 좁은 철제 칸 안에 한 마리씩 서서, 모두가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이 풍경만으로도 엽기적인 상황을 바로 짐작케 하는데 업계에선 이에 만족치 않고 선적용 상자처럼 돼지를 채운 철망우리를 바닥에서 천장까지도 가득 쌓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위층 돼지의 배설물이 아래층 돼지들 위로 쉼 없이 떨어지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 돼지의 고도로 발달한 후각은 수많은 종류의 식물뿌리를 구별해낼 수 있고, 심지어는 땅 속에 있는 뿌리의 냄새까지도 탐지해낼 수 있다.

☞ '베이컨 창고'의 바닥은 금속판으로 깔려 있고 그 아래에는 커다란 구덩이가 있어 돼지의 오줌과 똥이 그 속으로 떨어지게 돼 있다. 그 배설물들이 만들어 내어 건물 안을 가득 채우는 유독가스(암모니아, 메탄, 황화수소)는 돼지의 폐를 씹어 호흡기질환을 일으킨다. 돼지들은 몸을 따듯하게 하려고 잔뜩 몸을 웅크리고 기침을 하며 가쁜 숨을 몰아쉰다.

★ 돼지는 발굽이 갈라진 동물로 대체로 발굽의 바깥쪽 절반이 안쪽 절반보다 길다. 돼지가 땅을 밟고 다닐 때는 그 발굽 차이가 흙의 부드러움에 자연스럽게 묻혀버린다.

☞ 콘크리트나 금속판 위에서 기른 돼지의 100% 전부가 발과 다리에 손상을 입는다. 창고의 콘크리트나 금속 바닥에서는 돼지 발의 살점 조직이 서로 '양보'할 수밖에 없는데 그 결과 발톱과 발톱 밑 살 사이가 벌어지거나 감염되는 고통스런 상해를 입는다. 그 고통을 줄이기 위해 돼지는 비정상적인 자세를 취하니 결국 이런 비정상적인 동작은 다리와 등, 그밖에 다른 부분들의 관절과 근육에까지 과부하를 주어 절뚝거리게 만든다.

★ 씨 암퇘지 한 마리가 낳는 새끼는 1년에 6마리 정도다.

☞ 양돈업자들은 암퇘지더러 자연이 본디 설계해준 것보다 7배가 넘는 새끼를 낳게 만든다. 강제적으로 새끼들을 빼앗긴 암퇘지는 금새 젖 분비를 멈추고, 이어서 호르몬 주사의 도움을 받아 훨씬 빨리 새끼를 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암퇘지가 일단 수태를 하면 프로게스테론이나 스테로이드를 주입하여 한 배에 낳는 새끼 수를 늘인다.

또 셸 석유회사에서 만든, 동물 먹이라기보다는 자동차 오일 같은 이름을 가진 XLP-30이라는 첨가물을 먹이는데 이것은 돼지 새끼수를 늘리는 역할을 한다. 믿기지 않는 일이지만 셸 사의 한 간부는 "왜 그렇게 되는지는 우리도 모른다."라고 말했다.

★ 새끼들은 최소 2주 동안 어미젖을 빨지 않으면 모두 죽어버린다.

☞ '피그마마'로 불리는, 어미돼지의 젖꼭지를 완전히 대신하는 기계 젖꼭지를 만들어 새끼들을 어미로부터 곧장 떼어놓음으로써 어미돼지를 출산 후 단 2시간만에 다시 새끼를 배는 일로 되돌아가게 한다.

이상과 같은 엽기적인 상황 속에서 유전공학자들은 돼지를 '개량'하여 이 동물을 좀더 공장 설비에 효율적인 부속물로 변환시키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엉덩이가 평평하고 등은 수평이며 발굽이 판판한... 그래서 공장 상태에 더 잘 들어맞는 돼지들을 만들어내고자 애쓰고 있는 것이다.

이에 환경 문제로 야기되는 돼지의 건강 상태를 돈이 드는 환경 개선이 아닌 돼지의 몸 자체를 바꾸는 정말 엽기적인 만행을 저지른다.

☆ 베이컨 창고에서 자연스런 욕구를 철저히 억압당해 완전히 미쳐버린 돼지들은 서로 꼬리를 물어뜯기 시작하다가 나중엔 등짝까지 파먹고 결국 죽은 상태에서 계속 뜯어 먹히게 된다.

☞ 꼬리 물어뜯기가 시작되면 불을 꺼서 제압한다. 그리고 꼬리를 아예 잘라버린다.

☆ 돼지의 80% 이상이 도살시점에 '폐렴'에 걸려 있고, 53%는 '위궤양'에 시달리니 양돈업자들은 이질, 콜레라, 농양, 선모양충 같은 돼지 질병들 때문에 해마다 1억8천7백만 달러 이상의 손실을 입고 있다.

이상과 같은 돼지의 병 문제를 환경과 먹이 개선을 통해 해결하는 대신 호르몬. 항생제 등을 가지고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대처하고 있다. 지금 우리가 접하고 있는 돼지고기는 병과 약이 함께 범벅된 것이니 아예 이것을 먹지 않는 것만이 우리의 건강을 지키면서 아울러 고통받는 돼지들을 해방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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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부당하게 매도당하는 동물, 돼지

("육식, 건강을 망치고 세상을 망친다"에서)

돼지에 관한 숨겨진 사실

돼지는 사실 I.Q.가 가장 높은 동물 중 하나로, 놀랍게도 개보다도 높다. 또 친근하고 사교적이며 장난치기 좋아하는 동물이다. 돼지와 매우 친했던 사람 가운데 박물학자 W.H. 허드슨이라는 사람이 있다. 그는 절찬 받는 저서 「한 박물학자의 책」에서 이렇게 쓰고 있다.

“나는 돼지에 대해서 대체로 친근한 느낌을 갖고 있으며, 코끼리나 유인원보다 오히려 지능이 높은 짐승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나는 다른 동물들, 그중에서도 특히 사람에게 보이는 돼지의 태도를 좋아한다.


돼지는 말이나 소나 양처럼 의심이 많거나 겁쟁이거나 복종하는 동물이 아니고, 거위처럼 적의를 드러내지도 않는다. 또 고양이처럼 생색내지도 않고, 개처럼 알랑거리며 아첨을 떨지도 않는다.

돼지는 그들과는 전혀 다르게, 민주적이라고 할 수 있는 관점에서 우리를 동료 시민이자 형제로 여기며, 우리가 자기네 언어를 이해하고, 또 자기네가 노예 근성이나 오만함 없이 우리와 자연스럽고 유쾌하고 허물없이 이야기하며 어울리는 사이임을 꿀꿀거리며 당연하게 여긴다.”

그런데 지능이 높고 삶에 대한 진지한 갈망으로 가득한 이 동물에게 우리가 그토록 나쁜 이름을 부여해온 까닭이 무엇일까? 사람과 사랑과 우정을 나눌 수 있는 동물을 그렇게 비하해온 까닭이 어디에 있을까? 그것도 충직하고 친근하고 사랑스러운 돼지를?

답의 일부는 아주 간단하다. 돼지는 사람들이 맛있어 하는 고기를 가지고 있다는 죄가 있다.

“인간은 자신의 탐욕을 합리화하는 데 무한한 능력을 갖고 있다. 자신이 먹고 싶은 것에 관해서는 더욱 그렇다……” (클리블랜드 애머리)

베이컨과 햄을 만들기 위해 자신들이 해온 일들을 정당화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것은 백인들이 자신들의 억압과 노예화를 정당화하기 위해 흑인을 인간으로 취급하지 않았던 것과 흡사하다.

농장의 향기

돼지가 그토록 사랑스럽고 붙임성 있는 친구라는 것을 안 이후로, 나는 예전과는 다른 눈으로 돼지고기를 본다. 그리고 그 후 나는 베이컨과 햄 따위에 대한 내 느낌을 영원히 바꾸어버린 사실들을 더 많이 알게 되었다.

오늘날의 몇몇 돼지 공장은 10만 마리가 넘는 돼지를 키우는 거대 산업체이다. 여러분은 거기에 엄청나게 많은 수의 돼지우리가 있을 거라고 생각할는지 모른다.

그러나 닭이 나돌아 다니던 농가 마당이 그랬듯이, 돼지우리도 빠른 속도로 과거지사가 되어가고 있다. 날이 갈수록 점점 더 많은 수의 이 늠름한 동물들이 거의 움직일 수도 없을 만큼 꽉 짜여진 구획들 속에 처넣어지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의 돼지 구획들은 대부분 판을 깔아 만든 바닥 위에 세워지는데, 그 아래에는 커다란 구덩이가 있어, 돼지의 오줌과 똥이 자동으로 그 속으로 떨어지게 돼 있다.

그 배설물들이 만들어내고, 그 구덩이에서 피어올라와 건물 안을 가득 채우는 유독 가스(암모니아, 메탄, 황화수소)로 유발되는 심각한 질병들에도 불구하고, 이런 유형의 칸 체계는 “경제성”을 인정받아 확산일로를 밟고 있다.

내가 지금 묘사하고 있는 돼지 공장은 불행히도 보기 드문 몇몇 나쁜 예가 아니라 오늘날의 표준적인 실태다. 레먼 농장의 “목자”인 보브 프레이즈에게 암모니아로 가득한 공기가 돼지에 미치는 영향을 묻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암모니아는 실제로 동물의 폐를 씹어 먹습니다. 돼지들이 축 늘어져서 도무지 뭘 먹으려 들지 않아요. 처음에는 몸무게만 줄지만, 좀 지나면 진짜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지요. 폐렴 같은 것 말입니다.

그러고 나면 돼지들은 몸을 따뜻하게 하려고 잔뜩 웅크린 몸을 서로에게 기댄 채, 기침을 하며 가쁜 숨을 몰아쉽니다. 나쁜 공기가 문제지요. 여기서 일하는 동안, 나도 내 폐에 이상이 생기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나는 적어도 밤 동안에는 여길 나가지요. 돼지들은 못 나갑니다. 그래서 우리는 돼지들에게 테트라사이클린을 먹여야만 합니다.”

“돼지가 동물이라는 걸 잊어라”

“돼지가 동물이라는 것을 잊어라. 그것을 공장에 있는 기계와 똑같이 다뤄라. 일정 관리는 기름치기와 같은 것이다. 번식기는 조립 라인의 첫 단계와 같고, 판매는 최종 제품의 인도와 같다.” <양돈장 경영>

어떤 양돈농 한 사람이 자신이 기르는 돼지에게 연민을 느껴 더 자연적인 방법으로 돼지를 길러보고 싶어해도, 실제로는 양돈 기업의 이윤 동기를 따라가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추세는 정해졌다. <양돈장 경영>, <전국의 양돈농>, <성공적인 농장 경영>, <농장 저널> 같은 업계 전문지들은 끊임없이 농부들에게 “현대식으로 돼지를 기르라”고 설득하고 있다.

업계 전문지들의 이런 입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전문지의 주요 수입원이 광고주들이고, 업계의 광고주들이란 양돈업을 완전한 구획 시스템으로 바꾸는 데서 이익을 얻는 사람들, 농부들에게 장비와 약품을 파는 거대한 상공업자이란 걸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들은 잡지에 돈을 주고 지면을 산 뒤, 농부들에게 “가만히 앉아서 12,000달러를 버는 방법!”을 알려주는 전면 광고를 싣는 사람들이다.11 이 광고는 온종일 힘들게 일을 한 뒤에 그냥 좀 앉아 쉬기만 해도 너무나 기쁜, 지친 농부들의 관심을 끌기에 정말 좋은 방법이다.

그래서 그는 이 지면을 계속 읽어 내려간다. 그는 거기서 무엇을 발견할까? 광고 요지는 이렇다. 오늘날의 양돈업계에서 성공하는 길은 “베이컨 창고”를 사는 것이다. 성공으로 가는 이 멋진 창구는 “단순한 구획 건물이 아니다…… 그것은 이윤을 창출해내는 양돈 시스템이다.”

실제로 “베이컨 창고”는 돼지가 감정 있는 생물이라는 시대착오적인 생각을 말끔하게 쓸어버리도록 만들어진 완전 자동화된 시스템이다. “베이컨 창고” 시설의 전형은 500마리의 돼지를 한 마리씩 철창 우리에 넣도록 되어 있는데, 한 구획이 차지하는 공간은 겨우 0.2평에 불과하다. 말하자면 각각의 돼지는 트윈 베드 하나의 1/3도 안 되는 크기의 공간 속에 갇혀 전생애를 보내는 것이다.

판을 깔아 만든 바닥과 자동화된 먹이 공급 장치로 완성되는, 이 “베이컨 창고” 시스템은 창고 전체를 운영 관리하는 데 단 한 사람만 있으면 된다. 이 시스템의 또 한 가지 장점은 돼지가 움직일 공간이 전혀 없어, 걸어다니는 따위의 “쓸데없는” 일에 칼로리를 소모하지 않으므로, 더 적은 비용으로 더 빨리 몸무게가 늘어나며, 따라서 더 많은 이윤을 얻을 수 있다는 데 있다.

최신형 돼지 발

돼지의 발과 다리는 흙을 뒤져 먹이를 찾고, 자기방어에 필요하면 걷어차거나 할퀴며, 다양한 유형의 자연 지형 위에 서 있거나 움직일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오늘날의 돼지 공장은 바닥이 금속판이나 콘크리트로 되어 있다.

네브라스카에서 시행된 한 연구는 콘크리트나 금속판 위에서 기른 돼지의 100% 전부가 발과 다리에 손상을 입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짚을 깔아주면 문제를 줄일 수 있지만, 미국인의 고기요리가 될 운명인 현대식 돼지집엔 깔짚이 제공되는 예가 거의 없다.

짚을 깔아주려면 돈이 들지만, 돼지가 손상된 발과 다리로 인해 입는 아픔과 괴로움은 수치로 환산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양돈업자들도 돼지들이 바닥 때문에 절뚝거린다는 걸 안다. 하지만 그들은 개의치 않는다. <농부와 축산업자>의 편집진은 이렇게 설명한다.

“판을 깔아 만든 바닥은 그래도 단점보다는 장점이 더 많다. 그로 인한 돼지 발의 절뚝거림 문제라면, 대개는 불구 상태가 심해지기 전에 도살되기 때문이다.”

바꾸어 말하면, 대부분의 돼지는 고기값에 영향을 미칠 만큼 불구 상태가 심해지기 전에 도살된다는 말이다. 한 양돈업자는 다음과 같은 말로 업계의 사고방식을 적나라하게 표현했다.

“요 근방에서는 돼지 값을 매길 때 좋은 자세를 기준으로 하지는 않습니다. 그냥 근수대로 받는 거지요!”

모성의 개량

“씨암퇘지는 소시지 기계처럼 돼지 새끼를 줄줄이 뽑아낼 수 있는, 귀한 기계장치쯤으로 생각하고, 또 그렇게 다루어야만 한다.”

<전국의 양돈업자>, 1978년 3월21

헛간식 우리에서 씨암퇘지 한 마리가 낳는 새끼는 1년에 6마리 정도다. 그러나 현대식 양돈업은 이제 그것을 1년에 20마리 이상으로 끌어올렸고, 연구자들은 앞으로 얼마 안 가서 그 수가 45마리에 이를 거라고 예고한다. 말하자면 업자들은 암퇘지더러 자연이 본디 설계해 준 것보다 7배가 넘는 새끼를 낳게 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들은 자연의 그 생명창조 과정을 일종의 과학으로 대신해왔다. 우선, 그들은 새끼들을 자연상태에서보다 훨씬 일찌감치 어미에게서 떼어놓는다.

가슴에서 젖을 빨아대는 새끼들을 잃은 암퇘지는 금세 젖의 분비를 멈추고, 이어서 호르몬 주사의 도움을 받아 훨씬 빨리 새끼를 밸 수 있는 상태가 된다. 다시 말해 한 해에 더 많은 수의 새끼를 뽑아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불행히도, 암퇘지는 새끼 한 배를 낳자마자 눈 깜짝할 새 그 새끼들을 떼이고, 다시 한 배 한 배 새끼들을 연거푸 낳으며 전생애를 보낼 수 있는 이 경이로운 시스템을 이해할 만큼 신식으로 계몽되지 않았다.

현대식 공장생활의 요령을 터득하지 못한 채, 오직 잃어버린 새끼들을 찾아 돌보고자 하는 한 맺힌 본능으로만 가득 찬 암퇘지들은, 새끼들을 찾아 침통한 울부짖음을 토해낸다. 물론 그래봤자 아무 주의도 끌지 못한 채 허공만을 맴돌다가 끝나긴 하지만 말이다.

대다수 양돈업자들은 새끼들을 어미한테서 떼어놓기 전에 최소한 2주 동안은 어미젖을 빨려야지, 그러지 않으면 새끼들이 모두 죽어버려 모든 계획이 수포로 돌아간다는 것을 알아냈다.

그러나 어느 한 대형 양돈장비 제조사는 이 과정에 낭비 요소가 있다고 보고, 현재 자신들이 “피그 마마”라고 이름 붙인 장비를 맹렬하게 선전하고 있다.

이것은 어미돼지의 젖꼭지를 완전히 대신하는 기계 젖꼭지로, 새끼들을 어미로부터 곧장 떼어놓음으로써, 어미돼지를 출산 후 단 2시간만에 다시 새끼 배는 일로 되돌아갈 수 있게 해준다고 한다.

이 기구의 개발에 주목한 <농장 저널>지는 이 기구의 발명이 “양돈 과정에서 젖을 먹이는 단계의 종말”을 예고한다고 평가했다. 그들은 기쁨에 겨워 그 결과를 이렇게 예측했다.

“…… 암퇘지 한 마리가 한 해에 낳을 수 있는 새끼 수에 굉장한 비약이 일어날 것이다.”

또 당연한 일이지만 돼지 육종가들은 오랫동안 좀더 살찐 돼지를 만들어내는 일에 힘썼는데, 그 성과는 만족스럽다 못해 지나칠 지경이다.

왜냐하면 오늘날의 식용 돼지들은 지나치게 많이 나가는 몸무게로 뼈와 관절이 살 속에서 그야말로 바스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공장 전문가들에게는 무게가 더 늘어나 가외의 이윤이 생겼다는 사실 말고는 이것이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

유전공학자들은 돼지를 “개량”하여 이 착하고 늠름한 동물을 좀더 공장 설비에 효율적인 부속물로 변환시키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육종 전문가들은 엉덩이가 평평하고 등은 수평이며 발굽이 판판하고, 그 밖의 특징들도 공장 상태에 더 잘 들어맞는 돼지들을 만들어내고자 애쓰고 있다.”

호르몬 왕국

오늘날의 양돈업자들은 유전적으로 달성할 수 없는 것들은 호르몬을 투여하여 해결한다. 여러분도 알겠지만, 호르몬은 돼지와 인간을 포함하여 모든 동물의 생체샘에서 자연스럽게 분비되는, 믿을 수 없을 만큼 효능 좋은 물질이다. 호르몬은 아주 작은 양만으로 우리 몸의 모든 내분비계와 생식계를 조절할 수 있다.

만일 우리의 표적 세포가 호르몬에 민감한 만큼 우리의 미뢰가 맛에 민감하다면, 우리는 수영장 물에다 설탕 가루 한 알을 풀어놓은 것까지도 탐지해낼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호르몬은 매우 정교한 기술로나 겨우 잴 수 있는 극미량을 가지고서도 동물들의 생식계에 엄청나게 강력한 영향을 끼친다. 그런데 문제는 아직 우리의 과학수준이 이 물질이 가진 여러 가지 잠재적 위험을 완전히 파악하는 데까지는 이르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과학자들은 가축 사육에 호르몬을 사용하는 데 깊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공장 전문가들이 상황을 보는 눈은 전혀 다르다.

이 새로운 약품이 그들에게 암퇘지의 발정기를 조절하고, 그럼으로써 수태를 촉진, 또는 지연시킬 수 있는 능력을 준다는 것을 처음 알았을 때, 그들은 너무나 기뻤다.

업계를 흥분시킨 또 하나의 새로운 혁신은 배아 이식술이라 불리는 것이다. 이것은 우선 특별히 고른 암퇘지에다 호르몬을 투여하여, 보통 하나나 둘로 배란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수의 난자를 만들게 한다.

그리고는 이 난자들을 인공으로 수정시킨 다음, 다시 이 수정란을 그 암퇘지에게 외과술로 떼어내 다른 암퇘지들에게 이식한다.

오늘날의 돼지 공장에서 씨암퇘지가 스트레스를 받아 결국 죽고 말 때까지, 이 암퇘지에게 이런 비자연적인 모독을 반복해서 가하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다.

또 미주리 대학에서는 특별히 고른 씨돼지들에서 추출해낸 정자와 난자를 시험관에서 결합시키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 수정된 난자들은 이후 보통 암퇘지들에게 외과적으로 이식된다.

고통 가득한 삶

우리가 오늘날의 돼지들이 겪는 고통의 깊이를 측정하기는 어렵다. 돼지들은 한평생 움직이기조차 힘든 철창 우리에 갇혀, 그들의 천성과는 완전히 어긋나는 상황, 자기네 배설물 한가운데 서서 지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그들의 민감한 코는 몇천 마리나 되는 다른 돼지들의 배설물에서 나오는 악취에 쉴새없이 공격당한다.

또 사육 과정에서 비대해진 비자연적인 몸무게는 그들의 골격을 기형으로 만들고, 다리를 휘게 만들며, 게다가 콘크리트와 금속판으로 된 바닥에 서 있어야 하는 그들의 발은 온통 상처투성이다.

언젠가 그들의 눈을 들여다본 적이 있다. 그것은 소름이 쫙 끼칠 만큼 섬뜩한 느낌이었다. 예민한 감수성에다 고문까지 받은 이 동물들은 말 그대로 미쳐가고 있었던 것이다.

오늘날의 돼지 공장에서 가장 흔한 문제 중 하나가 업계에 “꼬리 물어뜯기”로 알려진 “악행”이다.

업계 전문지들에는 “꼬리 물어뜯기”와 그것의 대처방안에 관한 논의로 가득하다. “꼬리 물어뜯기”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나는 순진하게도 그들이 자그맣고 둘둘 말린 분홍빛 꼬리를 장난스럽게 물어대는 모습을 떠올렸다.

그러나 그 뒤 나는 내 상상이 현실과 얼마나 동떨어진 것인지를 알게 되었다. “꼬리 물어뜯기”는 자연스런 욕구를 철저히 억압당한 나머지 완전히 미쳐버린 짐승들의 절망적인 행동을 나타내는 업계의 용어였던 것이다.

“격렬한 꼬리 물어뜯기는…… 자주 절름발이와 불구와 죽음을 불러온다…… 대부분 처음에는 꼬리만 물어뜯기지만, 나중에는 공격하는 돼지나 다른 돼지들의 물어뜯기가 계속되면서 등짝까지 파먹히고 만다.
그대로 둘 경우, 그 돼지는 결국 죽은 상태에서까지 계속 뜯어먹히게 된다.”

꼬리 물어뜯기가 돼지 공장주들을 심란케 할 주제인 건 당연하다. 다른 돼지에게 파먹힌 돼지를 팔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별 희한한 방법을 고안해 냈다. 업계에서 “꼬리 자르기”로 알려진 이 방안은 이제 미국 양돈업의 표준적인 처리 방법이 되었다.

그것이 돼지들에게 심한 고통을 주고 돼지들을 더욱더 미치게 만든다는 사실에는 아랑곳없이, 오늘날 이 방법은 거의 보편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내가 돼지 기르는 한 농부에게 꼬리 자르기에 관해 묻자, 그는 화난 목소리로 대답했다.

“돼지들은 그걸 싫어해요! 싫어할 밖에요! 그리고 내 생각엔 우리가 돼지들에게 좀더 넓은 공간만 제공해주면 ‘꼬리 자르기’는 하지 않아도 괜찮을 겁니다.

공간이 널찍하면 돼지들이 미치지도, 천박해지지도 않거든요. 공간만 충분하면 돼지들은 사실 아주 멋진 동물입니다. 하지만 우린 그럴 여유가 없어요. 건물 유지비가 비싸거든요.”

구획식 건물과 자동화된 먹이 공급 장치에 막대한 돈을 투자한 오늘날의 양돈업자들은 책에 나오는 온갖 술수를 다 동원해서라도, 암퇘지 한 마리당 최대한 많은 수의 새끼를 얻고, 건물 안에다 될 수 있는 한 많은 돼지를 집어넣어야 한다고 느낀다.

업계 전문지 <양돈장 경영>이 주차장식의 구획보다 한결 나은 아이디어를 낸 배경도 여기에 있다.

그 잡지는 돼지들을 철망 우리 속에 넣어 선적용 상자처럼 층층이 쌓아두는 건 어떤가 라는 제안을 했다. 과연 그런 식이라면 한 건물 안에 넣을 수 있는 돼지 수가 몇 배나 더 많아질 것이다.

잡지는 돼지들을 단지 벽에서 벽까지만 가득 채우는 게 아니라, 바닥에서 천장까지도 가득 채우는 방법을 현란하게 설명한다.

오늘날의 거대 돼지공장들 중 다수가 이 아이디어에 깊은 감명을 받아 지체 없이 이 방안을 채택했다.

어쩌면 이미 거의 움직일 수 없을 만큼 빽빽이 철창 우리 속에 처넣어진 돼지에게, 같은 공간 안의 자기 머리 위에 다른 돼지들이 좀 있다 한들 무슨 큰 차이가 있겠느냐고 생각할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차이가 있다. 위층 돼지의 배설물이 아래층 돼지들 위로 쉼없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새로운 의문

오늘날에는 육식 문제가 과거 어느 때보다도 훨씬 더 긴급한 의미를 갖게 되었다. 오늘날의 짐승들이 식용으로 사육되는 방식에서는 끔찍하달 만큼 고통스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동물들이 잔인하게, 때로는 가학적으로 다루어져온 것이 비단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하지만 사육 과정이 요즘만큼 아찔한 규모로 체계화된 적은 없었으며, 현대식 기술과 약리학의 차가운 전문지식이 이런 목적으로 사용된 적도 없었다.

동물들을 불필요하게 죽여서 그 고기를 먹는 건 우리 자신의 평화는 물론이고 세계평화를 위해서도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예나 지금이나 존재한다.

나는 오늘날의 식육 산업에 대해 알면 알수록, 점점 더 그분들의 메시지가 지금 이 시기에 특히 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는 느낌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 자신이 곧 살해당한 짐승들의 살아 있는 무덤이거늘, 우리가 어찌 이 지구상에서 어떤 이상적인 상태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 (조지 버나드 쇼)

“야만족들이 문명화된 사람들과 접촉하게 되면서 서로를 잡아먹는 관습을 버렸듯이, 문명이 발달해갈수록 짐승들을 잡아먹지 않게 되는 것이 인류의 운명이란 걸 나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소로)

“내가 그랬듯이, 다른 사람들도 동물 살해를 지금의 살인과 똑같이 여길 날이 올 것이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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